일단 한번 가보자 싶었던 창업 설명회
지하철역 근처를 지나다 보면 요즘은 떡볶이집부터 소고기 프랜차이즈까지, 정말 새로 생긴 가게들이 눈에 띄게 많다. 문득 나도 이런 거 하나 하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인터넷에서 요즘 뜨는 창업이라며 배달 프랜차이즈 관련 설명회를 한다는 글을 봤다. 청년창업지원 프로그램이랑 연계된 곳도 많다길래,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예약 버튼을 눌렀다. 노량진이나 강남 어딘가에서 하는 그런 거창한 설명회는 아니었고, 그냥 소규모로 모여서 커피 한 잔 마시며 듣는 분위기라고 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만 늘어놓는 분위기
막상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나처럼 회사 생활이 좀 버겁거나, 다들 퇴근하고 묘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상담사분이 나와서 매출이 어떻고, 본사의 물류 시스템이 얼마나 탄탄한지 설명했다. 특히 삼겹살 프랜차이즈 쪽은 고기 손질을 다 해서 보내주니 사람을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그게 과연 장점일까 싶었다. 인건비가 줄어드는 건 좋은데, 그만큼 본사 마진이 껴 있으니 원가는 더 올라가는 게 아닐까? 앉아서 듣는 내내 그런 의구심이 가시질 않았다. 옆에 앉은 사람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하던데, 나는 왜 자꾸 의심부터 드는지 모르겠다.
청년창업자금 이야기는 겉핥기 수준
질의응답 시간에 슬쩍 청년창업자금 지원 관련해서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조건만 맞으면 어렵지 않다’는 식의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뿐이었다. 정작 내가 궁금한 건 대출 심사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혹은 창업하고 1년 안에 폐업하면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같은 좀 더 징그러운 현실적인 부분인데 말이다. 상담사분도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대답해 줄 의무는 없었겠지. 상담실 안에서 다들 비슷한 질문을 하고, 비슷한 대답을 듣고 나가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조금 공허해 보였다. 결국 내가 들은 건 정보가 아니라 그저 잘 포장된 홍보 문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더 복잡해 보이는 가맹점의 일상
설명회가 끝나고 나오면서 근처에 있는 지인 가게에 들렀다. 프랜차이즈는 아니지만, 혼자서 요리하고 서빙하는 그 친구도 요즘 배달 앱 수수료 때문에 죽겠다고 하소연했다. 프랜차이즈 설명회에서는 배달 프랜차이즈가 대세라고 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그 수수료를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본사에서는 가맹점주들이 배달 앱 광고료를 얼마나 쓰는지, 그게 매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정확한 수치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저 ‘요즘 다들 한다’는 말로 퉁치는 느낌이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으로 창업 관련 커뮤니티를 몇 개 뒤져봤다. 상담실에서 들었던 좋은 말들보다, 망했다는 사람들의 글이 훨씬 더 눈에 잘 들어왔다. 초기 비용이 최소 8천만 원에서 1억 원은 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지금 가진 돈이랑 계산기를 두들겨 보게 된다. 퇴직금 다 털어 넣고 몇 년을 고생해서 겨우 본전 찾는 게 성공일까. 그냥 적당히 벌어서 적당히 쓰고 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창업 상담을 받고 왔는데, 오히려 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 것 같기도 하고.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내 가게를 가져보고 싶다는 미련이 남아있긴 하지만, 오늘은 그냥 이렇게 커피만 마시고 돌아온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기 손질이 다 되어 오면 인건비는 줄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가가 어떻게 계산될지 궁금하네요.
정말 공감합니다. 설명회에서 제시하는 ‘요즘 다들 한다’라는 말은 마치 템플릿처럼 느껴졌어요. 실제 사업 운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