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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연락만 기다리다 속이 타들어 가던 날들

본사와의 계약서 한 줄에 걸린 시간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너무 의욕만 앞섰던 것 같다. 애견카페를 하나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여기저기 발품을 팔던 때가 있었다. 사실 프랜차이즈라는 게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본사에서 시키는 대로 인테리어 하고 재료 받아서 팔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계약서를 펼쳐보니 내용이 너무 복잡해서 머리가 아팠다. 변호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변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냥 ‘알아서 잘해주겠지’ 싶었던 게 가장 큰 실수였던 것 같다. 계약서 검토라는 게 결국 내 돈을 지키는 일인데,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빨리 도장을 찍고 시작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굽네치킨 점주들 뉴스를 보며 든 생각

며칠 전 뉴스에서 굽네치킨 점주들이 본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을 봤다. 본사가 별도의 점주단체를 만들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걸 보면서 남 일 같지가 않아서 멍하니 화면을 쳐다봤다. 가맹사업법이 뭐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뭔지 사실 정확히 알지도 못하지만, 본사가 힘으로 밀어붙이면 일개 개인 점주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든다. 기사에서는 단체 활동 방해 금지 규정이 있다고 하지만 그게 현장에서 얼마나 힘이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계약했던 곳도 본사 담당자가 나중에 딴소리할 때마다 계약서 문구만 들이밀었는데, 그 답답함은 겪어보지 않으면 정말 모른다.

인천시 찾아가는 상담을 고민했던 이유

인천시에서 가맹점 불공정 피해가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법률 상담을 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실 좀 솔깃했다. 매출은 안 나오고 고정비는 나가는데 본사는 물류비용만 올리는 상황에서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신청하려고 보니 ‘이게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하는 망설임이 앞섰다. 상담 한 번 받는다고 본사가 태도를 바꿀 것 같지도 않고, 괜히 본사 눈 밖에 나서 더 피곤해지는 거 아닐까 싶어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 주변에 창업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결국 참거나, 아니면 조용히 정리하는 게 상책이라는 말만 돌아왔다. 이게 현실인 것 같다.

애견카페 창업비용과 예상치 못한 지출들

처음에 카페를 시작할 때는 대략 1억 원에서 1억 5천만 원 정도면 충분할 줄 알았다. 보증금 빼고 인테리어 비용만 해도 꽤 컸지만, 애견카페는 특수 시설이라 신경 쓸 게 많았다. 그런데 오픈 직전에 건물이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본사는 그런 거 미리 체크 안 해줬냐고 따졌더니 계약서상에는 인허가 관련 책임은 점주에게 있다고 딱 잘라 말하는데, 그때 정말 말문이 막혔다. 법적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을까 해서 알아봤더니, 이미 계약을 진행해버린 상태라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소송까지 가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시간과 돈을 생각하면 그냥 참고 가는 게 맞겠더라.

지금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결국 그냥저냥 운영은 하고 있지만, 매달 정산서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노란우산공제에 가입은 해뒀지만, 이게 정말 내 노후를 지켜줄 수 있을지, 아니면 그냥 보험금만 나가는 건지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기술사업화니 뭐니 하는 거창한 단어들은 뉴스에나 나오는 소리 같고, 당장 내일 장사가 얼마나 될지가 더 중요하다. 가끔은 그냥 다 접고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계약서에 적힌 독소 조항들을 다 이해하고 시작했더라면 지금과는 좀 달랐을까? 아직도 가끔 밤에 잠이 안 올 때면 그날 도장을 찍던 내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곤 한다. 아무래도 나는 애초에 이런 장사와는 조금 안 맞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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