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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확장의 실체: 화려한 성장 뒤에 숨겨진 30대 실무자의 고민

최근 17년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는 모 미디어 기업의 소식이나, 디자인 문구사가 팝업을 통해 온라인 유통을 확장한다는 뉴스를 보면 다들 브랜드 확장에 큰 기대를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현장에서 이 과정을 겪어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뉴스에 나오는 건 성공한 일부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제가 예전에 다루던 브랜드가 갑자기 카테고리를 확장할 때, 겉으로는 멋진 전략 같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정말 머리가 터질 듯한 혼란이 있었습니다. 흔히들 ‘브랜드 확장’이라고 하면 신제품을 내거나 굿즈를 만드는 것을 떠올리지만, 실무에서 이 작업은 사실상 ‘정체성 훼손’과 ‘운영 효율’ 사이의 줄타기입니다.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는 기존 팬덤이 우리 브랜드를 왜 좋아하는지를 잊어버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사무용품을 잘 만들던 곳이 갑자기 패션 잡화로 넘어가면 매출이 무조건 오를 것 같죠? 현실은 다릅니다. 제가 참여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는 2030 세대를 타겟으로 문구 브랜드가 에코백을 런칭한 사례였습니다. 상표권 분류를 18류로 할지, 25류로 할지 고민하며 법무사 비용만 100만 원 가까이 쓰고 몇 주를 소모했지만, 정작 고객들은 ‘갑자기 왜 이걸 파느냐’며 냉담했습니다. 결국 기대했던 매출의 30%도 못 올리고 재고만 4개월째 창고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의 씁쓸함이란 말로 다 할 수 없죠.

브랜드 확장을 고민할 때 꼭 알아야 할 trade-off가 있습니다. 바로 ‘전문성’과 ‘확장성’입니다. 하나에 집중하면 시장은 좁지만 충성도가 높고, 확장을 하면 시장은 넓어지지만 브랜드의 색깔이 옅어집니다. 많은 사람이 이 지점에서 욕심을 부리다가 본업의 매출까지 갉아먹습니다. 예산 관점에서도 봅니다. 신제품 런칭 시 마케팅 비용은 적게 잡아도 수백만 원, 제품 생산 단가까지 포함하면 작게는 수천만 원이 깨집니다. 3~6개월 동안 기획하고 런칭했는데 반응이 없으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실무자가 집니다.

물론 성공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들도 처음부터 거창하게 확장한 게 아닙니다. 아주 작게, 예를 들어 사은품으로 먼저 고객 반응을 보고 나서 본품으로 출시하는 방식을 썼죠. 상표권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18류의 파우치나 에코백 같은 세목을 선점하는 건 예방 차원에서 필수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다 등록한다고 브랜드가 커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 사실 상황에 따라서는 아무것도 확장하지 않고 기존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10배는 더 안전할 때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겪은 가장 큰 교훈은 ‘데이터는 거짓말을 안 하지만 기대는 거짓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 퀄리티면 다들 좋아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실패의 시작이었습니다. after 실제로 확장 과정을 겪어보니, 기획 단계에서 생각했던 기대치와 소비자 반응은 정말로 딴판이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카테고리를 확장하자는 의견이 나오면 일단 시장 반응을 작게 테스트해보고, 비용 대비 효율이 안 나오면 미련 없이 접는 유연함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조언은 이제 막 브랜드를 궤도에 올려놓고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30대 창업자나 마케터에게는 꽤 현실적인 경고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자금력이 풍부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압도적인 대기업 기획자라면 제 말이 너무 보수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이 글은 어디까지나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은 실무자를 위한 관점입니다. 당장 내일 해야 할 일은 거창한 전략 수립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의 핵심 고객이 진짜로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객 피드백 데이터를 딱 100개만 찬찬히 다시 읽어보는 것입니다. 그게 가장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확실한 다음 스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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