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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갈비집에서 보낸 애매한 저녁 시간

오래된 간판을 보고 들어간 곳의 기억

어느 주말이었나, 대전 중구 쪽을 지나가다가 문득 갈비 냄새가 진동을 하길래 홀린 듯이 대전갈비집이라는 곳에 들어갔다. 워낙 오래된 곳이라고 들었던 것 같긴 한데, 사실 간판이 너무 익숙해서인지 오히려 큰 기대는 없었다. 그냥 평범하게 한 끼 먹고 들어가자는 마음이었는데, 막상 들어가니 손님들이 꽤 많아서 자리를 잡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48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입구에 붙어 있던데, 그런 숫자보다는 당장 우리 테이블에 깔리는 반찬들이 더 궁금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길었던 기다림의 시간

자리에 앉아서 주문을 넣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고기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한 20분 정도 기다렸나. 배가 고픈 상태라 그런지 그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다. 주변 테이블을 보니 다들 술 한잔씩 곁들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우리만 덩그러니 앉아 불판만 쳐다보고 있으니 좀 민망하기도 했다. 대전 근교 맛집들을 찾아다니면서 가끔 느끼는 거지만, 유명한 곳은 이런 대기 시간이나 서비스 속도의 편차가 참 큰 것 같다. 예전에 갔던 유성 근교의 고깃집이랑 비교해보면 여기는 좀 더 투박한 느낌이 강했다.

가격대와 고기의 맛에 대하여

돼지갈비 1인분에 보통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사이를 생각하고 갔는데, 가격대는 무난했던 것 같다. 막상 구워진 고기를 먹어보니 입에 착 붙는 양념 맛이 나쁘지 않았다. 너무 달지도 않고 적당히 간이 배어 있어서 밥이랑 같이 먹기에는 괜찮았다. 다만, 고기가 익으면서 불판을 자주 갈아야 했는데, 바쁘신 이모님을 계속 부르기가 조금 눈치가 보였다. 한두 번 부르다가 결국 내가 직접 집게를 들고 뒤집고 있었는데, 이런 게 또 외식의 묘미라면 묘미겠지만 가끔은 그냥 편하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옆 테이블 소음과 어수선한 분위기

식사를 하는 중간에 옆 테이블에서 회식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 싸우는 건지, 아니면 그냥 신나서 떠드는 건지 알 수 없는 소란이 있었다. 밥을 먹는데 귀가 좀 따가울 정도로 시끄러워서 대화가 잘 안 들릴 정도였다. 유성 온천역 근처에서 회식 장소를 찾을 때 이런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조용히 고기 맛을 즐기러 온 입장에서는 조금 피로한 환경이었다. 갈비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빨리 먹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다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배는 불렀지만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이 남았다. 맛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다시 시간을 내서 여기까지 찾아올 만큼 특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대전 유성이나 세종 근처에 워낙 갈비 파는 곳이 많으니까 말이다. 주차 문제도 그렇고, 나중에 지인들이 대전 가볼 만한 곳을 물어보면 이곳을 첫 번째로 추천할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냥 그날따라 배가 많이 고팠고, 적당한 타이밍에 갈비 냄새를 따라 들어갔던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기억될 것 같다. 다음에 간다면 사람이 덜 붐비는 시간대를 잘 노려봐야 할 것 같은데, 글쎄, 그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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