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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에서 라멘 가게를 시작해본다는 것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시작한 라멘 장사

처음에는 그냥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니 세상이 참 막막하더라. 딱히 거창한 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남들처럼 프랜차이즈라도 하나 차려서 내 가게를 운영하면 먹고사는 건 해결되지 않을까 싶었다. 고민 끝에 고른 게 라멘이었다. 사실 일본 여행을 가서 먹었던 그 진한 국물 맛이 머릿속에 남아있기도 했고, 왠지 라멘이면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도 회전율만 좋으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대학가 근처의 낡은 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초기 자본과 현실적인 비용 문제

창업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지불하는 가맹비와 교육비, 인테리어 비용까지 합치니 초기 예산이 훌쩍 넘어버렸다. 천만 원 단위는 그냥 우습게 깨지더라. 보증금 빼고 순수 인테리어랑 주방 집기만으로도 꽤 큰돈이 들어갔는데, 이게 다 대출이라는 게 마음을 좀 무겁게 했다. 오픈 초기에는 그래도 손님들이 궁금해서라도 꽤 찾아왔다. 하루에 60~70그릇 정도 나갈 때는 ‘아, 이 정도면 할 만하겠는데?’ 싶었다. 그런데 재료비랑 인건비, 그리고 생각보다 높은 월세를 떼고 나니 내 손에 쥐어지는 건 생각보다 적었다. 오픈 초기에는 1만 원 내외의 가격이었는데, 요즘 물가 상승 때문에 재료 단가가 계속 오르는 게 가장 큰 골칫거리다.

반복되는 하루의 피로감

매일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육수를 체크하는 것부터가 일과다. 이게 참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가맹점이라 본사에서 오는 레시피가 있지만, 그래도 사람 입맛이라는 게 매번 조금씩 달라서 육수 농도 맞추는 게 여간 예민한 게 아니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인데, 사실 이때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 재료 손질하고 다음 날 필요한 식자재 주문 넣고 나면 금방 저녁 장사 준비 시간이다. 특히 비 오는 날이면 매출이 뚝 떨어지는데, 그럴 때마다 가게 창밖을 보면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끔은 카페 같은 곳 가서 로스팅 향 맡으면서 여유롭게 일하는 사람들 보면 조금 부럽기도 하고.

프랜차이즈와 나 사이의 괴리

프랜차이즈니까 본사가 알아서 다 해주겠지 싶었던 건 나의 큰 착각이었다. 본사는 마케팅을 도와준다고 하지만, 결국 골목 끝자락에 있는 내 가게는 내가 직접 발로 뛰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블로그에 글도 좀 써보고 당근마켓에 홍보도 해보지만, 손님들은 주로 주변 대학생들이라 가격에 아주 민감하다. 500원만 올리려고 해도 눈치가 보이고, 서비스를 더 주자니 마진이 안 남고. 이런 고민들을 본사 담당자랑 통화해보면 늘 원론적인 이야기뿐이다. ‘지점별로 상황이 다르니 노력해달라’는 말. 당연한 말인데 들을 때마다 기운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아직은 고민 중인 상태

어느덧 장사를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솔직히 말해서 막 엄청나게 성공했다거나, 그렇다고 완전히 망해서 접어야 할 수준은 아니다. 딱 간신히 대출 이자 내고 생활비 정도 나오는 수준인데, 이게 정말 내가 원했던 삶인지 가끔 의문이 든다. 요즘은 40대 취업이나 경단녀 재취업 같은 키워드들을 검색해보기도 한다. 라멘 장사가 적성에 안 맞는 건 아닌데, 몸이 축나니까 자꾸 다른 길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당장 이걸 그만두고 어딘가로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 하면 그것도 확신이 안 서고. 여전히 내일은 육수를 얼마나 진하게 끓여야 할지 고민하며 잠드는 밤이다.

“좁은 골목에서 라멘 가게를 시작해본다는 것”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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