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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하나 짓는 게 사업 확장보다 더 진 빠지는 일일 줄이야

최근에 지인이랑 가볍게 카페 프랜차이즈나 해볼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며칠 동안 상표 검색만 하느라 밤을 다 지새웠다. 처음에는 그냥 마음에 드는 이름 몇 개 적어두고 동네에서 작은 가게나 하나 내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이게 파고들수록 일이 커지더라. 뉴스에서 텐씨엘의 캘리클럽이 베트남에서 잘 나간다거나, CJ푸드빌의 올리페페가 강남까지 진출한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와,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이름을 짓고 상표권까지 다 해결했지?’ 싶어 경외감마저 들었다. 나 같은 초보가 덜컥 이름부터 정해놓고 나중에 고생할까 봐 일단 키프리스(KIPRIS)부터 켜봤는데, 이게 진짜 보통 일이 아니다.

너무 비슷한 이름들이 이미 너무 많다

조금 괜찮다 싶은 이름은 이미 누군가 등록해놨거나, 심지어는 상표 출원만 해두고 실제로는 운영하지 않는 곳들도 수두룩했다. 검색창에 단어 몇 개만 입력해도 유사 상표가 수십 개씩 쏟아지는데, 그걸 하나하나 다 눌러보며 내가 하려는 업종이랑 겹치는지 확인하는 게 정말 고역이었다. 어떤 건 상품류가 완전히 다른데도 이름이 똑같아서 왠지 찝찝하고, 어떤 건 이름은 좀 다른데 로고 느낌이 비슷해서 괜히 불안했다. 16년 차 브랜드인 듀이트리나 이런 거대 브랜드들이 새로운 경영진을 영입하고 글로벌로 나갈 때 과연 상표권 문제로 얼마나 머리를 싸맸을지 갑자기 궁금해지더라. 이름 하나가 브랜드의 영토를 결정짓는 핵심인데, 나는 고작 동네 상권 하나 보면서도 벌써 지쳐버렸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까 하다가 멈칫했다

주변에서는 그냥 변리사 끼고 깔끔하게 진행하라고 하는데, 아직 매출이 0원인 상태에서 몇십만 원, 많게는 백만 원 단위의 비용이 나가는 게 솔직히 부담스럽다. 일단은 비즈클레임 같은 사이트도 기웃거려보고, 어떻게든 내 힘으로 아이디어를 정리해보려고 하지만 브레인스토밍을 할수록 결과물이 점점 산으로 간다. 처음에는 ‘예쁜 이름’을 찾으려다가, 나중에는 ‘등록 가능한 이름’만 찾게 되는 내가 너무 현실적인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고. 그냥 아무 이름이나 지어서 하면 안 되는 건지, 왜 이렇게 복잡한 법적 장벽들이 내 앞길을 막는 건지 원망스럽기도 하다.

팝업 스토어나 축제처럼 가볍게 시작할 순 없을까

요즘 봉화은어축제 같은 곳들도 단순한 행사를 넘어서 지역 브랜드를 확장하려고 애쓴다던데, 그런 공공의 영역과 내 개인 사업을 비교하는 게 무리라는 건 알지만 조금 부러웠다. 축제는 일단 열어놓고 사람들이 오면 그게 성공의 척도가 되기도 하잖아. 그런데 내 사업은 이름을 세상에 내놓기도 전에 이미 법이라는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다. ‘올리페페’처럼 세련된 이름을 짓고 강남대로에 점포를 내는 건 나중에 성공한 뒤의 이야기라고 치자. 지금 당장 나는 내일 아침에 상표권 조사하느라 또 3시간은 족히 키프리스를 붙잡고 있을 생각에 벌써 머리가 아프다.

결론 없는 검색의 굴레

사실 상표권이 해결된다고 해서 사업이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이름을 잘 짓고도 운영을 못 해서 망하는 경우도 수두룩할 텐데, 나는 왜 이 이름 하나에 이렇게 집착하고 있는 건지 가끔 회의감이 든다. 어쩌면 이게 브랜드 확장의 첫 번째 관문이라기보다는, 사업을 시작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시험해보는 일종의 테스트 같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여전히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혹시나 싶어 검색창에 입력해보는 나를 보면, 아직 포기한 건 아닌 것 같다. 일단 내일은 좀 더 체계적으로 분류해서 찾아보려 하는데, 정말 내 이름을 가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누가 이 과정이 이렇게 피 말리는 작업이라고 말해준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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