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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입대하기 전날에 고기 마음껏 먹인다고 무한리필 집 갔다가 후회만 가득했던 기억

논산훈련소 근처에서 식사할 곳을 고르는 일의 번거로움

동생이 논산훈련소로 입대하던 날, 온 가족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충남 논산으로 내려갔다. 날씨는 우중충했고 차 안 분위기도 묘하게 가라앉아 있었는데, 점심때가 다가오니 뭐라도 든든하게 먹여서 보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훈련소 주변 식당들은 예전부터 워낙 악명이 높기도 하고, 대충 검색해 봐도 삼겹살 200그램에 1만 6천 원이 훌쩍 넘는 애매한 고깃집들만 가득해서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엄마는 깔끔한 한정식집에 가자고 하셨지만 동생은 군대 가면 한동안 못 먹을 돼지고기가 당긴다고 고집을 피웠다. 좁은 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한참을 뒤지다가 연무읍 시내 쪽으로 조금 빠져나와 눈에 익은 노란색 간판의 황금화로 매장을 발견했다. 요즘 워낙 핫한 돼지고기무한리필 체인점이기도 하고, 최소한 본사 관리 하에 운영되니 실패는 안 하겠다는 계산으로 가게 앞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에는 이미 전국 각지에서 온 패밀리 단위 손님들의 차로 빈틈이 없어서 골목길 구석에 대충 차를 대고 걸어가야 했다.

황금화로 매장 내부의 자욱한 연기와 시장통 같은 혼잡함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훅 끼쳐오는 매캐한 연기와 왁자지껄한 소음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마침 점심시간이 겹쳐서 그런지 남은 테이블이 딱 하나뿐이었고, 환기구는 쉴 새 없이 돌아가는데도 실내 공기가 뿌옇게 가라앉아 있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앉은 구석 자리는 테이블 가장자리가 기름때 때문에 약간 끈적거려 물티슈로 연신 닦아내야 했다. 1인당 가격은 18,900원이었고 주말이라 이용 시간 제한이 100분으로 정해져 있었다. 어차피 한 시간 이상 먹을 일은 없으니 상관없다 싶었지만, 고기와 쌈 채소를 가져오는 셀프 바에 갈 때마다 줄을 서야 하는 것부터 피로감이 몰려왔다. 떡볶이나 잡채 같은 사이드 메뉴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워낙 휩쓸고 지나간 터라 쟁반 바닥에 조금 남은 찌꺼기만 굳어 있었다. 고기를 담아둔 냉장 쇼케이스도 계속 비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고기를 가져가고 남은 비계 덩어리 위주의 부위들만 겨우 몇 점 집어올 수밖에 없었다.

삼겹살과 돼지갈비를 번갈아 구우면서 겪은 불판의 번거로움

처음에는 양념이 없는 숯불갈비나 삼겹살 위주로 굽기 시작했다. 석쇠 형태의 불판이라 삼겹살에서 기름이 떨어질 때마다 밑에서 불길이 확 솟구쳐 올랐다. 불길을 잡으려고 테이블에 놓인 소화수 물통을 뿌려가며 구웠는데, 그 과정에서 재가 날려 고기 표면에 검은 가루가 잔뜩 묻어났다. 벨을 눌러 불판을 갈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매장이 워낙 바빠서 그런지 직원들은 대답만 하고 한참 동안 오지 않았다. 결국 고기가 타들어 가는 걸 참지 못하고 내가 직접 집게를 들고 서서 거의 고기를 굴리듯이 구워야 했다. 동생은 군대 가기 전 마지막으로 나누는 가족들의 대화에 집중하고 싶어 했지만, 나는 고기가 탈까 봐 계속 불판만 쳐다보느라 제대로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할 틈도 없었다. 양념 돼지갈비로 종목을 바꾼 뒤에는 양념이 눌어붙어 5분에 한 번씩 판을 갈아야 했는데, 나중에는 직원 눈치가 보여서 대충 긁어내며 구웠더니 고기 겉면은 타고 속은 안 익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착각과 일반 전문점의 차이

요즘 웬만한 돼지갈비전문점에 가면 3인분만 시켜도 5만 원이 훌쩍 넘어가니, 4인 가족이 8만 원 돈으로 배 터지게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이 가성비 면에서는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대전에 살 때 종종 가던 대전소고기무한리필 가게와 비교해 봐도 돼지고기 쪽이 확실히 물리지 않고 많이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굽다 보니 고기의 퀄리티가 너무 들쑥날쑥했다. 어떤 부위는 너무 퍽퍽해서 씹기가 힘들었고, 돼지갈비라고 나온 목살 부위는 단맛이 너무 강해 몇 점 먹지도 않았는데 금방 물려버렸다. 양으로 승부하는 곳이라 어쩔 수 없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동생 입대 전 마지막 식사인데 몇만 원 더 주더라도 그냥 구워주는 조용한 고깃집에 데려갈 걸 그랬다는 후회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허겁지겁 고기를 입에 넣는 동생의 모습을 보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계속 찜찜하고 미안했다.

결국 옷에 냄새만 잔뜩 밴 채 급하게 나왔던 길

결과적으로 우리는 제한 시간 100분의 절반인 50분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방에서 풍겨오는 탄내와 시끄러운 가요 소리 때문에 가족들끼리 진지한 대화는커녕 서로 목소리를 높여 소리를 지르듯 말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둘러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바깥의 찬바람이 불어왔지만, 이미 온몸에는 싸구려 갈비 양념 냄새와 기름때 냄새가 찌들 대로 찌들어 있었다. 입구에 탈취제가 놓여 있길래 동생 옷에 마구 뿌려댔지만 단내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찝찝한 상태로 차에 올라타 훈련소 입구로 향하는 내내 차 안에는 고기 냄새만 가득했고, 동생은 조용히 창밖만 바라보았다. 든든하게 먹여서 보내겠다는 목적은 달성했을지 몰라도,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밥을 먹은 탓에 체한 것 같은 기분만 들었다. 나중에 동생이 휴가를 나오면 그땐 절대 이런 무한리필 매장에는 가지 않고, 비싸더라도 조용하고 정갈하게 음식이 나오는 식당을 미리 예약해 두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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