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안에 작은 매장을 얻어 시작했던 이유
처음 창업을 고민했을 때 가장 무서웠던 건 역시 유동인구였다. 길거리에 있는 일반 상가는 권리금도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 권리금 없는 골목길 구석으로 들어가자니 손님이 아예 안 올 것 같았다. 그러다 대형마트 지하 1층 푸드코트 근처에 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홈플러스 진주점 같은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으니 최소한의 매출은 보장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그때 내 수중에 있던 돈과 대출을 영끌해서 약 7천만 원 정도를 투자해 작은 프랜차이즈 디저트 매장을 열기로 했다. 일반 로드숍에 비하면 인테리어 비용도 덜 들고, 본사에서 마트 입점 계약까지 다 조율해 준다고 하니 정말 편해 보였다. 대기업 마트의 브랜드 네임 뒤에 숨어서 편하게 장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게 내 첫 번째 착각이었다. 마트 내부의 입점 절차나 수수료 체계가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것도 계약서를 다 작성하고 나서야 몸으로 겪으며 알게 되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지원 사업을 알아보며 겪은 일들
창업 자금이 조금 부족해서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창업지원사업이나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가면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많다고 쉽게 말했지만, 실제로 내가 직접 준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피곤하고 번거로웠다. 일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신청하려고 하니 받아야 하는 온라인 사전 교육 동영상부터 수십 개였다. 화면만 켜놓고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지금 장사 준비를 하는 건지 컴퓨터 자격증 공부를 하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필요한 서류는 또 왜 그리 많은지, 사업자등록증부터 매출 증빙서류, 국세와 지방세 완납증명서까지 몇 번이나 주민센터와 세무서를 오가며 서류를 떼야 했다. 겨우 서류를 다 맞춰서 파일로 변환해 제출했더니 심사 기간만 거의 3주 넘게 걸렸고, 결국 내가 원했던 한도만큼 나오지도 않았다. 서류 하나가 미비하다고 다시 제출하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는 정말 허탈했다.
생각보다 복잡했던 자금 지원과 보증서 발급 신청 과정
공단 자금으로 해결이 안 돼서 결국 지역신용보증재단의 특례 보증서 발급을 알아봤다. 시중은행에 무턱대고 찾아갔더니 보증기관의 보증서가 없으면 금리가 너무 비싸서 감당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서민금융진흥원 앱을 깔고 햇살론 특례 한도 조회도 해보고 이리저리 손을 뻗어봤지만, 결국 내가 직접 발로 뛰어서 나 자신을 증빙해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창업 초기에는 매출 증빙이 어려워서 보증서 발급도 기준이 까다로웠고, 담당 공무원이나 은행 창구 직원의 무뚝뚝한 표정을 마주할 때마다 내 서류 통과 여부가 갈리는 느낌이 들어 늘 가슴을 졸였다. 그때 느꼈던 건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돈이라고 해서 절대 그냥 주는 법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겉으로는 청년 창업을 적극적으로 돕는다고 하지만, 절차상으로 보면 굳이 이렇게까지 까다롭고 복잡하게 만들어야 했을까 싶을 정도로 행정적인 장벽이 높았다.
마트 폐점 소식을 접하고 마주한 답답한 현실
우여곡절 끝에 오픈을 하고 몇 달은 그냥저냥 굴러갔다. 매출이 엄청나게 잘 나오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매달 대출 이자 내고 내 인건비 정도는 가져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마트 자체가 폐점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결국 현실이 되었다. 마트 본사 측에서는 경영 악화로 인해 해당 지점을 철수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처음에는 설마 대기업이 이렇게 쉽게 문을 닫을까 싶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매장들이 하나둘씩 비기 시작했다. 지하 1층 푸드코트의 불이 어둡게 꺼지고 손님들 발길이 끊기자 내 매장의 매출도 수직으로 낙하했다. 마트 측은 계약서상의 조항을 들이밀며 폐점에 따른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했고, 프랜차이즈 본사는 자기들도 피해자라며 나 몰라라 했다. 7천만 원이라는 내 피 같은 돈이 허공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밤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로드숍 권리금 거래와 비교하며 느낀 계약상의 맹점
이런 상황이 닥치고 나서야 일반 상가양도와 마트 내 위탁운영 계약의 차이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일반 로드숍 같으면 장사가 안 되더라도 상가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거나, 다른 사람에게 권리금을 받고 프랜차이즈양도양수라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대형마트 안의 매장은 마트와의 전대차 계약이거나 수수료 매장 형태인 경우가 많아서, 마트가 문을 닫으면 내 매장의 가치는 그냥 하루아침에 0원이 되어 버렸다. 권리금은커녕 원상복구 비용까지 내가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정말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상권정보를 더 꼼꼼히 분석하고 들어왔어야 했나 자책도 해봤지만, 대기업 마트가 폐점할 것까지 예측하고 들어올 소상공인이 몇이나 될까 싶다. 분쟁조정 신청을 해보라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경남도 소상공인정책과를 통해 신청 절차를 밟기는 했지만, 조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또 얼마나 걸릴지, 그리고 실제로 피해를 일부라도 보상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전혀 알 수 없다. 그냥 매일 아침 빈 매장에 출근 도장을 찍으며 막막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뿐이다.

햇살론 특례 한도 조회하는 건 좋았는데, 직접 증빙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정말 번거로웠네요. 특히 초기 매출 때문에 보증서 발급이 까다로운 점이 이해가 가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새벽에 잠 못 이루고 밤을 지샌 적이 있어요. 7천만 원이라는 돈이 이렇게 엉뚱하게 사라질 수도 있다니 정말 답답하네요.
보증서 발급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구요. 특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협의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