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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시작해본 수육국밥집 상담, 생각보다 복잡하더라

동네 상가에서 본 프랜차이즈 간판 하나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니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예전에는 그 시간이 참 소중했는데, 요즘은 괜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더라. 동네 상가에 새로 생긴 수육국밥집을 지나가다가 문득 ‘나도 저런 거 하나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거창한 건 아니고, 그냥 손님들 오가고 적당히 활기 있는 곳에서 내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이었다. 사실 주변에서 요즘 누가 창업을 하냐고 뜯어말리는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막상 상담이라도 받아보지 않으면 계속 미련이 남을 것 같았다.

상담실에서 들은 숫자들은 참 낯설었다

지나가다 들러본 상담처는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이었다. 40대, 50대 창업이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 상담하는 자리에서는 ‘수익률’이나 ‘인건비’ 같은 단어가 아주 자연스럽게 오갔다. 내가 생각한 국밥집은 그냥 따뜻한 국물 내놓고 손님들 웃으며 맞는 그런 곳이었는데, 여기서는 주방 동선부터 식자재 물류 비용까지 엑셀 파일로 꼼꼼하게 따져보더라. 대충 들어보니 기본 점포비 포함해서 1억 원에서 1억 5천만 원 정도는 잡아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빚을 내서 시작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하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손에 땀이 났다. 이게 단순히 ‘일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덤빌 일이 아니구나 싶더라.

주부로서 겪게 될 현실적인 문제들

상담해주시는 분은 경험이 없어도 매뉴얼이 다 있어서 괜찮다고 하더라. ‘육수 팩만 뜯어서 넣으면 끝이에요’라는 말이 왜 이렇게 쉽게 들리는지. 그런데 집에 와서 가만 생각해보니, 만약 아르바이트생이 갑자기 안 나오면 내가 바로 주방에 들어가서 그 육수 통을 옮겨야 할 텐데, 내 허리랑 무릎이 그걸 버틸 수 있을까 싶었다. 예전에 친구가 작은 가게를 할 때 새벽같이 나가서 재료 준비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으로 몸을 써야 하는 일이구나 싶으니 막연한 기대감이 조금 가라앉았다.

결국 고민만 깊어진 오후 시간

결국 상담 자료를 가방에 쑤셔 넣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니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거실에 가방을 툭 던져두고 게임을 하고 있더라. 이 평화로운 풍경을 뒤로하고 내가 과연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국밥집 주방으로 출근할 수 있을까? 주변을 보면 잘 되는 곳도 있지만, 반년도 안 돼서 간판을 바꾸는 곳도 꽤 많다. 예전에는 실패한 사람들을 보면 ‘운이 없었나 보다’ 했는데, 지금은 그 간판 밑에 숨겨진 무거운 고민들이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다.

아직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다음에 남편이랑 다시 와보자고 하긴 했는데, 사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지금 당장 무리해서 시작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그냥 지금처럼 자격증 공부나 소소하게 하면서 천천히 생각하는 게 나을지 확신이 안 선다. 상담해준 분은 ‘연락드릴게요’라고 친절하게 인사했지만, 내 마음은 오히려 상담 전보다 더 복잡해졌다. 누군가는 빚을 내서라도 인생 역전을 했다던데, 나는 왠지 그 큰돈을 굴릴 자신이 없어서 자꾸만 움츠러드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 당분간은 지금 다니던 요가 학원이나 계속 다니면서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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