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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창업 상담 갔다가 대출 서류만 잔뜩 들고 나왔다

창업 박람회는 너무 거창했다

작년부터였나, 퇴직금을 좀 굴려볼까 하는 마음에 프랜차이즈 창업 정보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막연했다. 그냥 무턱대고 코엑스에서 하는 박람회에 다녀왔는데, 거기는 정말 기 빨리는 곳이더라. 부스마다 영업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열정적인지, 그냥 구경만 하러 간 건데도 몇 번 앉아서 상담을 받게 되었다. 다들 자기 브랜드가 최고라며 인테리어 비용이 얼마나 저렴한지, 우리은행 프랜차이즈론 같은 걸 쓰면 초기 자금이 거의 안 든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집에 돌아와서 따져보니 다 빚내서 시작하라는 소리였다.

찜닭 브랜드와 숯불치킨 사이의 고민

조금 더 현실적인 정보를 얻어보려고 ‘두찜’ 같은 곳도 알아보고, 요즘 주변에 많이 보이는 ‘기영이숯불두마리치킨’ 같은 곳도 슬쩍 살펴봤다. 사실 인테리어 자율화라는 말이 처음엔 혹했다. 2천만 원, 3천만 원 깎아준다고 하니까. 근데 막상 매장을 좀 꼼꼼히 뜯어보니 내가 직접 꾸미는 거랑 본사에서 가이드라인 주는 거랑 나중에 AS나 운영 관리에서 차이가 꽤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창업설명회도 참 자주 하더라. 수원까지 가서 설명회 듣고 왔는데, 거기서도 결국 프랜차이즈론을 활용해서 초기 자본 부담을 낮추라는 이야기가 핵심이었다. 3%대의 금리라고 해도, 결국 내 돈은 아닌데 매달 갚아야 하는 돈이라는 게 마음 한구석을 찝찝하게 만들었다.

보드게임 카페는 또 다른 세상

음식점만 생각하다가, 좀 쾌적하게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레드버튼’ 같은 보드게임 카페도 찾아봤다. 여기는 청년창업지원금 같은 걸 받을 수 있나 싶어서 여기저기 커뮤니티에 물어보고 다녔는데, 프랜차이즈라도 지원은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계획서가 탄탄해야 한다는 당연한 소리만 돌아왔다. 음식을 파는 것보다 회전율이나 관리 포인트가 훨씬 복잡해 보였다. 보드게임은 관리가 생명이라는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 그게 매일 유지될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결국 서비스업과 요식업 사이에서 결정을 못 내리고 6개월째 고민만 하고 있다.

돈만 있으면 쉬울 줄 알았는데

창업이라는 게 내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건데, 다들 왜 이렇게 대출 정보만 나열하는지 모르겠다. 인큐베이팅 업체니 영업 대행이니 하는 곳들은 연락해보면 처음엔 친절하다가도 조금만 구체적으로 묻기 시작하면 말을 돌리거나 유료 컨설팅으로 유도한다. 특히 본사에서 대출을 알선해주는 구조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는데, 막상 상담 테이블에 앉으면 대출 승인 가능 여부가 내가 장사를 잘할 수 있을지보다 더 중요한 문제처럼 다뤄지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5천만 원에서 1억 사이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요즘 권리금이니 보증금이니 따지면 그 정도 돈은 그냥 시작 버튼 누르는 비용 정도라는 게 현실적인 벽이다.

아직도 결정하지 못한 이유

주변에서는 그냥 안정적인 직장 다니라고 하는데, 나도 내 사업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무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지금도 정답을 모르겠다. 당장 내일이라도 계약하면 내일모레는 사장님이 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발이 안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무자본 창업 아이템이라고 떠도는 것들은 사실상 리스크가 더 커 보이고, 프랜차이즈는 본사 배만 불려주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 오늘 밤에도 프랜차이즈 홈페이지들을 켜두고 창을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아마 내일도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관련 카페 글들을 읽고 있을 것 같다.

“프랜차이즈 창업 상담 갔다가 대출 서류만 잔뜩 들고 나왔다”에 대한 4개의 생각

  1. 보드게임 카페 회전율 문제 진짜 공감해요. 제가 원래 게임 좋아해서, 운영 자체는 매장 운영보다 더 재밌을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게임 종류나 업데이트 관리가 쉽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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