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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열린 이름 모를 창업 세미나를 다녀왔다

지난주였나, 문득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 세미나라는 걸 다녀왔다. 특별히 뭘 꼭 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닌데, 그냥 집에만 있자니 마음이 좀 조급해졌던 것 같다. 구글링하다가 눈에 띈 곳이었는데, 장소는 강남 어딘가의 빌딩 지하 회의실이었다. 참가비는 없었지만, 들어갈 때 서류에 이것저것 개인정보를 적어야 하는 게 좀 귀찮았다. 프랜차이즈 창업이 요즘 다들 힘들다고 하는데, 정작 가보니 나처럼 그냥 기웃거리러 온 사람들이 반 이상은 되어 보였다.

너무 화려했던 발표 자료의 함정

앞에서 마이크 잡은 사람은 고기 무한리필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나왔다고 했다. PPT 화면이 어찌나 화려한지, 거기 나오는 숫자대로만 되면 당장 내일이라도 떼돈을 벌 것 같았다. 그런데 가만히 듣다 보니 월세나 인건비, 재료비 같은 고정비 계산은 너무 낙관적인 수치만 나열하더라. 옆에 앉은 중년 아저씨는 열심히 메모를 하시던데,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마음이 좀 차분해졌다. 이게 진짜 사업인지, 아니면 그냥 본사에서 가맹점주 모집하려고 하는 화려한 마케팅인지 경계가 좀 모호했다.

세미나장에서 만난 묘한 공기

쉬는 시간에 커피를 한 잔 주는데, 믹스커피가 아니라 어디서 가져온 건지 모를 좀 밍밍한 아메리카노였다. 좁은 공간에 사람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으니 공기가 금방 답답해졌다. 나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친구들도 보였는데, 그 사람들은 정부 지원금이나 대출 관련 질문을 꽤 날카롭게 하더라. 나는 사실 그런 부분은 잘 몰라서 그냥 조용히 듣기만 했다. 최근 뉴스에서 하나증권 같은 곳에서 고액 자산가들 대상으로 가업 승계랑 창업 연계 서비스를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여기 와서 분위기를 보니 확실히 창업이라는 게 ‘내 가게 하나 차린다’는 개념보다는 훨씬 복잡한 비즈니스처럼 느껴졌다.

내가 원했던 건 정보가 아니었나 보다

강의가 끝나고 나오는데 오히려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무한리필 고깃집을 하면 초기 자본이 얼마 드는지, 수익률 시뮬레이션은 어쩌고저쩌고 하는 내용들이 귓가에 맴돌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역 앞에 있는 카페를 봤다. 저기도 처음 시작할 땐 이런 세미나에서 꿈을 키웠을까, 아니면 그냥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걸까. 사실 창업 세미나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비법을 알려줄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그냥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는 모습만 확인하고 온 것 같다.

찝찝함만 남기고 끝난 오후

결국 세미나에서 얻은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결론이 났다. 팜플렛을 몇 장 받아왔는데, 집에 와서 보니 어디에 뒀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런 자리에 다녀오면 ‘나도 뭔가 준비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그냥 괜히 다녀왔나 싶은 생각도 든다. 당장 뭘 할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기엔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이 애매한 상태가 참 길게도 간다. 주말 내내 머릿속에서 수익 계산기가 돌아가다가 결국은 다시 그냥 평소처럼 일상을 보냈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강남에서 열린 이름 모를 창업 세미나를 다녀왔다”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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