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코엑스 창업박람회를 다녀왔다. 특별히 뭘 차릴 생각은 없었는데, 친구가 한번 구경이나 가보자고 하도 성화여서 등 떠밀려 갔다.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그 묘한 열기랄까. 사람들로 북적이는 걸 보니 세상에 참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들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 있는 건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너무 화려했던 샤브샤브 부스들
입구부터 샤브샤브 프랜차이즈들이 눈에 띄었다. 인테리어가 정말 깔끔하더라. 1인 테이블이 유행이라더니 다들 그런 식으로 꾸며놨다. 상담을 해주는 직원들은 하나같이 수익성이 좋다고 강조하는데, 솔직히 귀에 잘 안 들어왔다. 옆에서 가격표를 대충 훑어보니 인테리어 비용이랑 가맹비 합치면 꽤 큰 금액이 필요해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이 걸린 돈일 텐데, 상담받는 사람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서 덩달아 나까지 숨을 죽이게 됐다.
샵인샵이라는 새로운 고민
요즘은 냉면 같은 메뉴를 기존 가게에 추가하는 샵인샵 창업이 대세인 모양이다. 냉면샵인샵 창업비용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홍보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배달전문점 창업비용을 따져보면 예전보다는 확실히 진입장벽이 낮아진 건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막상 운영을 시작하면 주방 동선이나 재료 관리 같은 게 생각보다 골치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요리 하나 하는 것도 뒤처리가 힘든데, 영업을 한다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일 테니까.
뉴스에서 본 김가네 소식과 씁쓸함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우연히 김가네 회장 횡령 관련 뉴스를 봤다. 김밥 프랜차이즈의 원조 격이라 익숙한 브랜드인데, 그런 사건이 터졌다는 게 참 씁쓸했다. 우리가 흔히 보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순위 안에 드는 곳들이 다 견고해 보여도 속사정은 다 알 수 없는 거겠지. 프랜차이즈라는 게 본사를 믿고 시작하는 건데, 그런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걸 보면 개인 사업은 역시 공부가 많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익의 기준
풍동맛집 검색해서 찾아가면 항상 사람이 많은데, 그 사장님들도 처음엔 이렇게 박람회 같은 곳을 다녔을까? 20kg 감량 비결을 공유하던 연예인이 김밥 가게에서 소스 없이 먹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런 사소한 디테일이 가게를 살리는 건지, 아니면 결국 목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게 핵심인 건지 잘 모르겠다. 상권분석이니 뭐니 해도 결국엔 운도 많이 따르는 것 같고. 오늘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스마트폰으로 창업 정보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역시 내 돈 들여 시작하는 일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아니, 사실은 내 적성에 맞을지도 의문이다. 그냥 이렇게 남의 가게 구경이나 하면서 고민만 하는 게 제일 속 편한 건지도 모르겠다. 집에 돌아와 보니 피곤함만 남고, 딱히 얻어온 자료는 책상 한구석에 쌓여 있다.

김밥집 운영 생각하면, 배달점 운영할 때도 재료 관리 때문에 고민했던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생각보다 복잡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