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점심시간의 반복
창원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점심시간마다 메뉴 고민하는 게 거의 고문 수준이었다. 매번 근처 식당에 가서 김치찌개를 먹거나 아니면 편의점에서 대충 때우는 게 일상이었는데, 그것도 한두 달이지 점점 속이 더부룩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인터넷에 창원 도시락 배달을 검색하면 나오는 수많은 프랜차이즈 도시락 가게들을 보면서도, 과연 매일 먹는 식당 밥보다 나을까 싶어 고민만 수십 번 했다. 그러다 결국 사무실 근처까지 배달이 된다는 곳을 하나 골라 시켜보게 되었다. 가격대는 8,000원에서 10,000원 사이였는데, 솔직히 편의점 도시락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눈 딱 감고 결제했다.
생각보다 늦어진 점심의 기억
주문하고 나서 12시 30분쯤 도착할 줄 알았는데, 막상 배달 오신 분은 1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창원 시내 쪽은 점심시간마다 교통이 혼잡해서 그런지 배달하시는 분들도 여유가 없어 보였다. 문 앞에 놓인 도시락 봉투를 보니 약간 식은 기운이 올라와서 조금 김이 샜다. 사무실 안에서 혼자 먹으려고 시킨 거였는데, 이미 다들 식사를 마치고 들어온 뒤라 나 혼자만 도시락을 펼쳐놓고 있으니 괜히 머쓱해졌다. 따끈따끈한 국물을 기대했는데 보온 용기가 생각보다 성능이 별로였는지 미지근한 상태였다. 식당에서 바로 끓여 나오는 찌개랑은 확실히 온도부터 달랐다.
플랫폼의 편리함과 그 이면
요즘은 배달 앱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예전처럼 가게마다 전화할 필요도 없긴 하다. 예전엔 땡겨요 같은 앱에서 신한은행 프로모션으로 100원 딜 같은 걸 할 때나 이용했지, 이렇게 매일 점심을 해결하려니 앱 화면만 봐도 피로감이 몰려왔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메뉴들은 하나같이 자극적이고 기름진 것들뿐이었다. 가끔은 건강하게 먹고 싶어서 어린이 도시락 배달이나 샐러드 쪽도 찾아봤지만, 막상 사무실에서 먹기엔 양이 너무 적거나 가격이 부담스러워 손이 잘 안 갔다. 배달 플랫폼의 권익 보호 어쩌고 하는 뉴스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이 편리함의 대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막상 배가 고플 땐 그런 철학적인 고민보다는 빨리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다시 식당으로 나갈지 고민하는 중
도시락을 일주일 정도 먹어보니 속은 확실히 편해졌다. 밀가루나 패스트푸드를 먹었을 때보다는 오후에 일할 때 덜 졸리긴 하더라. 하지만 매일 똑같은 반찬 구성에 며칠 지나니 물리기도 했다. 인터넷에서 추천하는 약을 먹으면서까지 속을 관리하는 건 너무 힘들어서 음식이라도 조절해보려는 건데, 이것도 사람 할 짓은 아닌 것 같다. 특히나 동료들이 오늘은 근처에 새로 생긴 식당에 가자고 할 때마다 도시락 먹으려고 거절하는 것도 은근히 눈치가 보인다.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냥 나가서 자극적인 거 한 번 먹고 스트레스나 풀까 싶기도 하다. 아직 도시락을 정기 결제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남는 불확실성
창원 시내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식당을 볼 때면 내가 왜 이렇게까지 점심에 집착하나 싶다. 집에서 싸온 도시락도 아니고, 결국 프랜차이즈 배달 음식을 받아서 사무실 구석에서 혼자 먹는 게 식단 관리의 최선인가 싶기도 하고. 다음 주부터는 그냥 나가서 먹거나, 아니면 아예 더 가벼운 걸 찾거나 둘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사실 귀찮아서 또 배달 앱을 켤 것 같다. 편한 게 장땡이라지만 때로는 이 편리함이 나를 옥죄는 것 같아 묘하게 찝찝한 기분이 계속 남아있다.

배달 앱 기다리는 시간, 정말 답답하네요. 온도도 제대로 안 올라가는 도시락 받는 기분…
배달 앱을 켜는 게 귀찮은 이유도 있지만, 늦게 도착한 도시락 때문에 더 답답하네요.
배달 음식 때문에 그런 점이 맞아요. 특히 혼자 먹을 때 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도 비슷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