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카페 창업을 준비하던 시절, 주변에선 다들 ‘카페 박람회’를 가보라고 권했습니다. 화려한 머신들과 본사의 달콤한 상담들이 즐비했죠. 하지만 저는 조금 뒤로 물러나 앉아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를 먼저 뜯어보기로 했습니다. 이게 사실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나 업계 흐름을 아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정보공개서 열람은 꽤 귀찮은 과정입니다.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해당 브랜드의 서류를 출력해 보면 보통 30~50페이지 정도 분량이 나옵니다. 처음에는 ‘이걸 다 읽어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읽어보면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인테리어를 얼마에 강요하는지, 물류 마진율은 어느 정도인지가 대략적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한 유명 프랜차이즈는 정보공개서상에는 대출 알선 항목이 없다고 해놓고, 뒤로는 고금리 이자 장사를 했다는 뉴스가 터지기도 했죠. 이래서 서류를 보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실수를 하나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엔 숫자에만 너무 매몰됐었습니다. ‘평당 인테리어 비용이 이 정도니 예상보다 싸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별도 공사 비용이나 추가 설비 비용으로 수천만 원이 더 깨지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정보공개서는 말 그대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지, 실제 당신의 통장에서 나갈 돈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2,000만 원 정도 예산을 잡았는데 결국 부대비용으로 500만 원을 더 썼던 제 경험이 그 증거입니다.
정보공개서를 보는 것과 실제 장사를 하는 것은 갭이 큽니다. 가맹본부가 쓴 문서 속의 물류비용과, 실제 영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로스율이나 폐기율은 계산 자체가 불가능한 영역이 많거든요. 가끔은 정보공개서를 완벽하게 분석하고 들어간 사람도 망하고, 대충 본 사람도 운 좋게 성공하는 사례를 봅니다. ‘이것만 보면 된다’는 말은 사실 장사에서 반은 거짓말입니다. 저도 열람을 마친 후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라고 확신했었는데, 막상 오픈하고 첫 달 매출을 확인했을 때 예상보다 30% 낮게 나와서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 가지 분명히 해둘 것은, 프랜차이즈 인큐베이팅이나 컨설팅을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정보공개서 내용이 투명해지는 건 아닙니다. 본사들은 법망을 피할 구멍을 항상 준비해둡니다. 때로는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내용보다 법적 분쟁 가능성이 있는 ‘이면 계약’이 진짜 무서운 법입니다. 하도급 계약서나 물류 계약서의 세부 조항까지 일반 예비 창업자가 다 파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왜 보느냐? 최소한 본사가 정직하게 영업하는지, 혹은 과거에 가맹점주와 어떤 법적 다툼이 있었는지 그 ‘흐름’이라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정보는 프랜차이즈 규모가 클수록 더 체계적으로 숨겨져 있습니다. 반대로 영세한 브랜드는 애초에 정보공개서 자체가 부실한 경우도 많죠. 제 조언은 이렇습니다. ‘정보공개서를 맹신하지 말고, 기준점으로만 삼으라’는 것입니다. 본사가 요구하는 평당 단가와 내가 시장조사로 알아본 자재 단가를 비교해 보세요. 여기서 차이가 너무 크다면 본사가 인테리어 마진을 크게 챙기는 구조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판단만 서도 여러분은 이미 90%의 창업자보다 앞서가는 겁니다.
결국 이 글은 스스로 정보를 찾아볼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만 유효합니다. 남들이 다 하니까, 본사 상담 실장이 친절하니까라는 이유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분들이라면 굳이 정보공개서를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차피 나중에 닥칠 현실을 감당하기엔 서류 몇 장의 지식으론 부족하니까요. 실제 본사의 재무제표를 확인하고, 가맹점주 평균 매출액이 어떻게 도출되었는지 역으로 계산해 보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도 안 망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게 자영업의 가장 솔직한 진실입니다.

카페 박람회 보다는 정보공개서 뜯어보는 게 훨씬 현실적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봤던 머신들이 실제 운영 비용에 얼마 반영될지 상상하기 어려웠거든요.
정보공개서 분량 때문에 처음에는 부담이 되긴 했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본사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와닿네요.
정말 본사의 재무제표 확인 방법이 중요하네요. 제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보다, 매출액 계산해 보는 게 더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아요.
처음 인테리어 비용 비교하면서 겪었던 갭 차이를 기억하고 있네요. 덕분에 제가 좀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