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입구역 연결 통로를 지나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으로 들어가는 복잡한 과정
주말에 오랜만에 명동 쪽으로 나갈 일이 생겨서 면세점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 길을 나섰다. 을지로입구역에서 지하 연결 통로를 통해 롯데백화점으로 들어가는데, 역시 주말이라 그런지 입구부터 사람이 정말 많았다. 에스컬레이터는 층마다 유모차와 캐리어를 끈 사람들로 꽉 막혀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해도 대기 줄이 길어서 몇 번이나 그냥 보내야 했다. 11층에 위치한 면세점 구역으로 올라가는 길부터 벌써 기운이 좀 빠지기 시작했다. 예전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쩍 늘어난 게 피부로 느껴졌다. 매장 리뉴얼을 새로 해서 샤넬 뷰티 매장이 크게 확장되었다는 소식을 건너 들었던 터라, 마침 선물할 일도 있고 해서 그쪽을 목적지로 잡고 11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인파를 헤치며 이동했다.
리뉴얼을 거쳐 규모를 확장했다는 샤넬 뷰티 매장의 첫인상과 대기 시간
11층 면세 구역에 들어서자마자 저 멀리 보이는 샤넬 매장은 확실히 이전보다 매장 크기나 진열대 배치가 넓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매장이 넓어진 만큼 매장을 찾은 사람도 두 배는 많아진 느낌이었다. 매장 내부로 자유롭게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입구 쪽에 쳐진 차단봉 뒤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안내하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주말이라 대기 시간만 최소 40분은 잡아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냥 돌아갈까 하다가 여기까지 올라온 시간과 고생이 아까워서 일단 줄을 서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주말 오후 특유의 어수선한 소음과 캐리어 끄는 소리 속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35분 조금 넘게 서서 기다린 끝에 겨우 매장 안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면세점 전용 패키지 구성과 일반 백화점 매장 제품의 가격 차이 비교
매장에 들어가서 평소 봐두었던 립스틱 제품과 쿠션 팩트 세트의 면세 가격을 확인해 보았다. 환율이 요 근래 워낙 많이 올라서 그런지 면세점이라고 해서 기대했던 만큼 엄청나게 저렴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달러 가격을 원화로 대충 환산해 보니 총 17만 원 후반대 정도가 나왔는데, 백화점 1층 매장에서 정가로 바로 샀을 때의 가격인 19만 원대와 비교하면 대략 1만 5천 원 정도 저렴한 수준이었다. 예전처럼 면세 쇼핑이 무조건 싸다는 공식은 이제 안 통하는 것 같다. 환율 계산기 어플을 계속 두드려보면서 굳이 여기서 이 고생을 하며 줄을 서서 사야 하는지 아주 잠깐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현장 결제 이후 인도장 수령으로 이어지는 면세품 쇼핑의 번거로운 절차
어쨌든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 결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여권을 보여주고 비행기 편명을 확인한 뒤 결제를 마쳤는데, 직원이 물건은 오늘 바로 가져갈 수 없고 출국 당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인도장에서 수령해야 한다고 영수증과 교환권을 건네주었다. 결제는 여기서 하고 무거운 짐은 공항에서 따로 받아야 하는 이 시스템이 매번 겪으면서도 은근히 귀찮고 번거롭다. 특히 출국 당일 공항 인도장에 대기 인원이 몰리면 비행기 탑승 시간 전에 물건을 제때 찾을 수 있을지 인도장 전광판을 보며 매번 묘한 불안감에 시달려야 한다. 쇼핑백을 손에 들고 나가는 즉각적인 만족감이 없어서 그런지 결제를 마쳤는데도 산 것 같지 않은 찝찝함이 남았다.
브랜드 매장 확장과 품절 품목 증가로 인해 겪었던 아쉬운 부분
게다가 공간이 넓어지고 매장을 리뉴얼했다고 해서 제품 재고가 넉넉할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도 않았다. 선물용으로 사려던 특정 인기 호수의 립스틱 색상은 이미 품절 상태였고, 직원에게 다른 비슷한 톤을 추천해달라고 물어보니 너무 바빠서 그런지 대충 얼버무리는 듯한 기계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원래 사려던 품목 대신 대안으로 다른 무난한 색상을 골라야 했다. 매장이 커지면서 사람을 더 수용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정작 인기 품목의 수급이나 개별 고객 응대의 질적인 부분은 오히려 예전보다 어수선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면세점 쇼핑이 항상 이리저리 치이는 기분이라 다음 출국 때는 그냥 모바일 면세점으로 사거나 아예 백화점에서 바로 사는 편이 정신 건강에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도장 수령 때문에 공항에서 시간 보내기가 너무 힘들던데, 저는 해외여행 가서 바로 짐에서 꺼내야 더 즐겁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