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다녀온 광주식품대전
며칠 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식품대전에 다녀왔다. 원래 이런 박람회 같은 곳을 굳이 찾아가는 성격은 아닌데, 요즘 들어 부쩍 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였다. 회사 생활이 지루해서라기보다는, 그냥 나이가 조금 더 들기 전에 뭐라도 내 이름 걸고 작게 시작해볼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함 때문이었다. 박람회장은 생각보다 훨씬 사람이 많았고, 들어가자마자 튀김 냄새와 커피 향이 섞여서 약간 어지러울 정도였다.
프랜차이즈 홍보관의 낯선 풍경
입구 근처에 광주전남 프랜차이즈 브랜드 홍보관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개인 브랜드를 생각하다가도 막상 이런 대규모 행사장에 오면 프랜차이즈가 왜 이렇게 많은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부터 시작해서 국밥집, 디저트 카페까지 정말 종류가 다양했다. 어떤 부스에서는 조리 공정을 정말 단순화해서 1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는데, 그 말을 듣고 있으니 귀가 솔깃해지기도 했다. 나중에 비용을 살짝 물어보니 가맹비에 교육비까지 합쳐서 대략 5천만 원에서 7천만 원 사이는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소자본이라고 부르기엔 내 기준에선 적지 않은 돈이라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1대1 상담에서의 현실적인 벽
어느 한 치킨 프랜차이즈 부스에 앉아 상담을 받았다. 상담해주시는 분은 참 친절했는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걸 내가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조리 실습이나 운영 매뉴얼이야 당연히 잘 갖춰져 있겠지만, 매장 운영이라는 게 사실 레시피보다 더 중요한 게 손님 응대와 재고 관리, 그리고 예상치 못한 컴플레인 처리일 텐데 말이다. 상담을 받으면 받을수록 ‘내 적성에 이게 맞나’ 싶은 생각만 더 깊어졌다. 결국 상담지만 받아 들고 나왔는데, 뒷주머니에 꽂힌 팸플릿이 괜히 무겁게 느껴졌다.
달빛동맹관과 미묘한 감상
박람회 한쪽에 광주와 대구의 교류를 기념하는 ‘달빛동맹관’이 있었다. 지역 음식을 한자리에서 모아둔 곳이었는데, 창업 상담을 받느라 진을 다 빼서인지 그곳에 앉아 지역 특산물을 구경하는 게 훨씬 마음 편했다. 어떤 분들은 여기서 벌써 다음 사업 아이템을 찾아서 바쁘게 움직이던데, 나는 그저 사람들 구경하는 게 더 재밌었다. 확실히 이런 곳은 나처럼 갈팡질팡하는 사람보다는, 이미 확신을 가지고 무언가를 찾으러 온 사람들이 주인공인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을 탔는데, 문득 내린 결정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조금 허무하기도 했다. 영어교습소나 작은 카페를 할까 고민하던 지인의 말이 생각나서, 돌아가면 다시 연락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굳이 프랜차이즈가 아니더라도 방법은 많을 텐데, 왜 나는 박람회에 다녀오면 꼭 뭔가를 바로 결정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상담받았던 멕시카나치킨이나 다른 브랜드의 안내 책자들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식탁 위에 툭 던져두었다. 이걸 나중에 다시 펼쳐볼지, 아니면 그냥 쓰레기통으로 갈지는 잘 모르겠다. 당분간은 그냥 이렇게 고민만 하다가 또 다른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될 것 같다. 다음 주에는 박람회에서 먹었던 그 떡볶이나 다시 사 먹으러 가야지.

사진에서 떡볶이 냄새도 느껴지네요. 제가 요즘 떡볶이 생각 많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