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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집 프랜차이즈 상담 받으러 갔다가 정신만 차리고 왔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들어선 사무실

친구가 요즘 곱창 프랜차이즈가 괜찮다는 말을 툭 던진 게 화근이었다. 원래 직장 생활에 지쳐있던 터라, 그냥 흘려듣지 않고 무작정 상담 예약부터 잡았다. 강남 어디쯤 있는 공유 오피스였는데, 입구부터 엄청 깔끔하더라. 왠지 모르게 여기서 상담받으면 나도 곧 성공한 사장님이 될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상담해 주시는 분은 차분하게 태블릿을 넘기며 가맹비며 교육비며 이것저것 설명해주는데, 솔직히 귀에 잘 안 들어왔다. 그냥 ‘한 달에 얼마 남느냐’는 말만 맴돌았다.

숫자의 늪에서 허우적대기

본사에서 제시한 예상 수익표를 보는데 좀 당황스러웠다. 월 매출 5천만 원을 기준으로 잡고 이것저것 떼니까 순수익이 꽤 남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잘 뜯어보니 인건비 계산이 너무 이상했다. 사장인 내가 하루 종일 매장에 붙어있고, 알바생도 최저임금으로 타이트하게 잡아야 나오는 숫자였다. 이게 맞나 싶어서 머뭇거리니까 요즘은 ‘팩토링’이라는 걸 활용해서 자금 회전이 빠르다느니 하는 전문적인 용어를 섞어가며 안심시키더라. 그때부터는 무슨 말을 해도 ‘저 사람이 뭘 팔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마음이 조금 식기 시작했다.

10년 직영 운영의 무게감에 대하여

다른 곳도 좀 알아보다가 우연히 들은 이자카야 혼미 이야기가 떠올랐다. 거기는 단골이 직접 창업했다던데, 10년 직영 운영이라니 확실히 느낌이 다르긴 했다. 프랜차이즈가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도, 결국 본사가 얼마나 매장을 직접 굴려봤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상담받았던 곳은 오픈한 지 2년도 안 된 브랜드라 본사 지원 체계가 있기는 한 건지 사실 좀 의심이 들었다. 요거트월드나 공차 같은 대형 브랜드가 왜 시스템을 강조하는지 이제야 좀 알 것 같기도 하고.

가맹사업법이라는 차가운 현실

나중에 카페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사이트 들어가서 정보공개서 좀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소송 걸린 사례들을 몇 개 찾아보니까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본사에서 말해준 매출액이 과연 실제 평균인지, 아니면 잘 나오는 매장 몇 개만 뽑아놓은 건지 알 길이 없으니까. 심지어 대출받으려 해도 은행에서 가맹점 매출 데이터까지 다 뜯어본다는데, 과연 이 시스템에 올라타는 게 맞는 건지 확신이 안 섰다.

결국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상담받고 나서 3일 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결정은 못 했다. 대략 초기 창업 비용으로 1억 5천에서 2억 정도는 필요하다던데, 그 돈을 대출받아서 시작하는 게 맞는지 밤잠을 설쳤다. 어제는 지나가다 새로 생긴 카레 프랜차이즈 앞에 사람이 줄 서 있는 걸 봤는데, 저 사람들도 나처럼 고민하다가 결국 저기 서 있는 걸까 싶더라. 무작정 뛰어들기엔 세상이 너무 팍팍하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지금 월급으로는 답이 안 나오고. 일단은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는데, 이렇게 고민만 하다가 또 시간만 가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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